돈밖에 모르는 놈이 아주 작가를 철저히 개무시하는군요.
앞서 이번 전대협에 대해서 쓴 글의 취지는 대여점도 힘든거 알지만
작가와 출판사도 힘드니 최소한 반품이라는 리스크를 더 얹는 행위는
말아달라. 그리고 작가를 협박하지 말라는 취지에서 글을 썼지만
이걸 보니 더 이상 대화의 여지도 없다고 판단되서 앞서 썼던 글은
내립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굉장히 화가 났기 때문에 도저히 예의 차려서
글을 못 쓸 것 같습니다. 이 점 죄송합니다.
내가 대여점에 대해서 화를 낸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첫번째는 이 바닥에 좀 굴러본 중견작가라면 알만한
"작가는 대여점 업주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작가 후기에
대여점주님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써야 된다."
라는 내용의 글이었다.
정말 저 문구가 마지막에 떡하니 써있는 걸 봤던 그때 내 심정은
"뭐밍?"이라는 황당한 심정과 분노였지만 '저기는 원래 저렇지.'라는
기분으로 애써 무시했다.
무엇보다도 저쪽은 착각하고 있는게 자신들이 장르시장을
쥐었다 폈다 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전대협들도 저곳과 비슷한 마인드를 지니고 있다.
"우리가 안 사주면 너네들 굶어 죽어. 그러니 감사하는 마음을
지녀라."
거기에 대한 내 대답은
"싫은데."
왜 내가 당신네들한테 감사해야 되지?
당신들한테 감사 안해도 되는 이유 열거해볼까?
첫째. 당신들은 "쓰레기 같은 책이라도 우리가 사주니 작가들이
그나마 생계유지가 된다!"라는 주장을 펴고 있었지?
근데 당신네들이 쓰레기라고 부르는 책들 대여 안 되면 반품해버리잖아.
그것도 3~4번은 일단 대여하고 안 나가면 반품해버리지.
대여료가 만화 400원 소설책 800원으로 잡으면
"이 책은 1600원 혹은 3200원밖에 못 버니 반품하겠다."
란 말이야.
그래 당신들은 1600원이나 3200원 벌고 작가한테 줬던 몇백원
도로 뺏어가는거야.
반품이라는게 그런 시스템이지.
그럼 그 순간부터 당신들은 작가를 먹여 살린다는 주장에 모순이
생기는 거야.
먹여살리기는 뭘 먹여 살려?
책을 사면서 작가한테 줬던 돈의 2~3배는 벌고 줬던 몇백원 도로
뺏어가면서 먹여살려줬다는 말이 지금 나와?
둘째. 당신들의 기준으로 잘팔리는 책은 계속 사주지. 그럼 그 작가는
우리가 먹여 살린다고 주장을 하겠지.
근데 말이야 그래도 난 여전히 당신들한테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할 생각 없어.
왠줄 알아?
그건 당신들이 계속 사는 책은 계속 찾는 독자가 있기 때문이야.
그 독자가 대여료를 계속 갖고 오니까 당신들은 그 책을 사는거야.
알겠어?
모르겠지?
모르니까 저 딴 소리를 하겠지.
딱 잘라 말하면 계속 빌려보는 독자가 없다면 그 책은 대여점에서
반품되잖아.
그럼 대여점에서 책을 계속 사주는 작가는 누구한테 고마워해야
되는걸까?
당연히 계속 빌려봐주시는 독자님한테 고마워해야 돼.
그 독자님들 덕분에 당신들이 장사하려고 책을 사는거니까.
당신들한테 고마워 해야 될 필요는 전혀 없어.
처음부터 만화가와 작가의 소비자는 독자야.
이건 영원불멸의 법칙이야.
(일단 불법이야기는 좀 제외하자. 그쪽은 작가들도 독자로 안쳐.)
대여점은 그저 중간에 끼인 유통망 중에 하나야.
그리고 책을 빌려보던 사서 보던 그 책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그 책을 쓴 작가를 볼 뿐이야.
그저 중간 유통망인 당신들을 우러러보지 않아.
고마워하지도 않아.
왜냐하면 독자 입장에서는 당신들은 대여료를 받아가는 중간 유통망일 뿐이니까.
작가들의 눈에는 독자밖에 안 보이듯이 독자들의 눈에는 자기가
좋아하는 작가밖에 안 보여.
자 그럼 이번 문제가 왜 이렇게 커지고 있는지 이해가 가?
대원같은 경우는 일리야드와 아키타입의 건으로 독자들에게 몰매를
맞고 호감도가 다운 된 상태야.
만약 당신들이 처음부터 강제로 계약 해지 당한 작가들의 편을 들어
주며 대원과 투쟁 의사를 밝히면 그 작가들을 좋아했던 독자들은
옳다구나 하고 편을 들어줬을지도 몰라.
대여점에 대해서 별감정이 없는 작가들이나 아직도 대원에 분노하고 있는
정리된 작가들도 편을 들어줬을지 모르지.
물론 대여점을 혐오하는 작가나 독자들은 끝까지 편은 안들어줬겠지만 적어도
방광자가 되거나 쓴 소리 한번 뱉고 말았겠지.
그런데 당신들은 작가들을 불모로 잡았어.
영구제명이니 무기한 입고거부에 페이지 수 제한까지...
당연히 1차적으로 작가들이 열받아.
그리고 2차적으로 작가들을 좋아하는 독자들이 열받는거지.
그런데 당신들은 그 실수를 인정 안하고 호통을 친 작가에게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해버렸어.
이건 완전히 작가 뿐만이 아니라 독자들하고도 싸우자! 모드로 들어
간거야.
지금 분노하는 독자들은 대부분 대여점을 이용안하고 사서 보는
독자들이지만 상당수는 양쪽을 전부 이용하는 독자들이야.
그래 상인 정신 참 좋아.
근데 너희들이 돈벌기 위해서 상대해야 될 손님들을 열받게 만들어서 뭘
어쩔건데?
이번에는 우리가 그 책을 안 받으면 너네들 못 본다!라고 독자님들을
협박할거야?
여러가지 일로 대원에 안좋은 감정 가진 독자들이 많았어.
그런데 이번일로 독자들의 여론이 "대원은 싫지만 대여점은 더 병맛."으로
몰린거지.
정말 굉장해.
지금 당신들은 단 한번의 공지로 대형 출판사+작가+독자들을
적으로 돌렸어.
더구나 대형출판사에 독자들의 여론이라는 날개까지 달아줬어.
그 용기에 진심으로 감탄하고 있어.
상인이라면서? 그렇게도 이 바닥 파워 구조가 안 잡혀?
당신들이 생각하는 파워 구조는 이거겠지?
대형출판사>대여점>중소출판사>작가
이거 맞지?
그러니 작가=공돌이라는 말이 나오겠지.
그리고 어떻게든 대형출판사를 누르고 싶겠지.
그런데 이 법칙은 애초에 틀려먹었어. 제일 강한건 독자들이야.
당신들 머리위에는 대여료를 내는 소비자인 독자들이 있어.
당신들이 소비자가 아니야.
애초에 중간상인이면서 최종 소비자인 것처럼 거들먹거린게 실수야.
그리고 제일 강한 소비자인 독자님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작가님 편이야.
그렇기에 작가들은 항상 응원을 보내는 독자님들에게 감사합니다. 라고
후기에 쓰는 거야.
하지만 당신들한테 감사합니다. 라고 쓸 이유 없어.
독자님들한테 책 빨리 써라 좀 더 잘 써라 라고 응원(겸 협박?)을 받을
수 있어.
하지만 당신들한테 협박 받아야 될 이유가 없어.
작가는 이렇게 고마운 독자님들과 좀 더 많이 만나기 위해서 글을 더 잘쓰려고
노력하는 거야.
당신네들 돈 더 잘 벌게 하려고 노력 하는게 아니야.
난 아직 만족할 만한 성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계속 글을 쓸 수
있을 정도로 독자님들에게 응원을 받고 있어.
계속 반복해서 미안하지만 내가 글을 계속 쓸수 있는 것은
당신들 덕분이 아니야.
다 독자님들 덕분이야.
p.s 참고로 지금 내가 가장 무서운게 뭔줄 알아?
영구제명 운운하며 협박하는 당신들이 아니야.
오늘 원고량 검사하러 오는 편집자님이 젤 무서워!
제길 난 죽었다. ㅠ.ㅠ
아니 원고는 받아가야 되니 죽이지는 않으시겠지.(...)
찬바람이라도 쐬고 열 좀 가라앉히고 안 혼날 정도로
원고양 채워봐야지....
에휴휴....